오늘의묵상

오늘의 말씀(17_09_14)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09.15 조회수 : 21
thumb-170914.jpg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느님 사랑의 역설적인 표징이지만, 우리에게는 가끔 불평 가득한 삶의 무게로 느껴지기도 하고, 지혜롭지 못해 짊어진 어리석음이거나, 전능하신 하느님께 어울리지 않는 걸림돌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분명히 십자가는 우리 구원의 표징이지만, 현실에서는 짊어지고 싶지 않은 짐인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민족에게 ‘십자가’에 담긴 종교적 의미를 가장 깊이 느끼게 해 주는 표현은 ‘한 맺힘’과 ‘한풀이’일 것입니다. 누구나 가슴에 맺힌 ‘한’이 있어서 억울한 심정을 표현하지 못할 때 ‘한’이 맺힌다고 합니다. 맺힌 한은 어떤 형태로든 풀어야 하는데, 한풀이는 보통 한이 맺힌 이유를 찾아내어 현실 속에서 화해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불평하면서 종살이의 편안함을 그리워하느라 하느님께서 주신 해방과 구원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기에 벌을 받지만, 그들이 죄를 뉘우침으로써 치유되는 한풀이를 체험합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죄 때문에 상처받은 당신의 마음에 대해 인간에게 앙심이나 보복의 한 맺힘이 아니라,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는 역설적인 사랑을 통해 진정한 한풀이가 무엇인지 보여 주십니다.
십자가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십자가는 나의 삶의 모순과 불평의 한을 예수님께 떠넘겨 드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용서하고 화해하며, 인내하고 기도하는 수행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지혜를 깨닫고 참된 한풀이로 초대하는 표징임을 기억합시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