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맗씀(17_10_02)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탈출 23,20)
나의 천사는
언제나 나보다
몇 발자국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네.
그는 게으른 내가
집을 나설 준비를
다 끝낼 때까지
골목 끝에 서서
말없이 기다려 주었네.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천사보다 먼저
집을 나서 본적이 없는
나는
저 골목의 끝에서
홀로 먼 하늘을 바라보며
나를 기다리다가 지쳤을
그의 뒤를
오늘도 끄덕이며
느린 걸음으로 따라가고 있다네.
《 시인 김혜선 아녜스 님의 말씀 묵상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