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전례상식_1(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

작성자 : 살레^^ 작성일자 : 2014.01.06 조회수 : 2654

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39가지 전례상식) -정의철 신부님 지음-

 

1. 앵무새 교우 벗어날 수 있나요?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다 보면 모든 교우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세 가지 유형의 교우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첫째는 벙어리 교우요, 둘째는 맹꽁이 교우요, 셋째는 앵무새 교우입니다. 벙어리 교우는 전례 시작부터 마침까지 입 한 번 뻥끗하지 않고 침묵만 지키다가 돌아가는 교우를 말하고, 맹꽁이 교우는 맹꽁이가 한 곳에서 울면 다른 곳에 있는 맹꽁이들도 덩달아 울어대듯이, 전례 중에 입은 항상 움직이지만 생각 없이 움직이는 유형의 교우를 말합니다. 앵무새 교우 또한 앵무새처럼 남이 하는 대로 따라서 소리는 잘 내지만 의미도 모른 채 그냥 기계적이며 습관적으로 읊기만 하는 교우를 말합니다.

 우리가 만일 계속 이런 모습으로 전례에 임하게 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지속적으로 실현하는 전례가 단지 형식적인 것으로만 그치게 되어 우리 삶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 생활, 특히 수난과 부활을 통해서 이룩하신 구원 업적을 완전히 재현하고 실현하는 것입니다.

전례의 주체는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이 직무를 부여하신 교회입니다. 그리고 전례에 모인 공동체가 구체적인 전례 행위 안에서 그 직무를 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신비체를 이루는 개개의 지체는 신분과 직책 및 실제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른 모양으로 전례에 관여합니다.

 수품을 통해 각각 고유한 직무를 부여받은 성직자들이 많은 전례 행위를 하고 있지만, 이들만이 전례의 공식 집전자이거나 모든 전례의 주체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세례성사를 받고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 모든 평신도도 직접, 간접으로 전례의 주체입니다. 평신도는 성직자와 함께, 또 성직자를 통하여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고 그 말씀에 화답하며, 제물을 봉헌하고,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세상 구원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례 공동체를 이루는 모든 교우는 전례의 주체로서 모든 전례 행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곧 전례 의식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온전히 참여해야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전례에서 이루어지는 예식들의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모든 전례에서 자기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교우들이 전례 주체로서 좀더 완전하고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표지인 말(기도, 성서 말씀, 사제와 회중이 주고받는 말, 미사 경문 등), 동작(꿇고, 고개 숙이고, 합장하고, 일어서고 하는 동작과 사제의 동작), 전례 용구(빵, 포도주, 성유 등)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삶과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 업적의 의미를 깊이 체험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 삶과 전례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