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전례상식_7(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

작성자 : 살레^^ 작성일자 : 2014.01.13 조회수 : 2443

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39가지 전례상식). -정의철 신부님 지음-

 

죽은 이를 위해서는 미사 예물만 바쳐도 되겠죠?

 

  교회가 죽은 이를 위하여 미사를 봉헌하는 이유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모든 지체가 서로 영성적인 도움을 주며 다른 지체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위령 미사는 옛 로마와 그리스 문화권에서 죽은 이의 장례일이나 기념일에 ‘밥상’ 또는 ‘위안상’을 차려 놓고 그를 위해서 빈자리를 마련하고 기리던 풍습을 초대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성찬 예식으로 대치한 데서 연유했습니다.

  그러다 중세기에 미사의 제사성이 강조되면서 미사의 제사화와 함께 당시의 신학 사상, 특히 구원론과 시대적 여건 등의 요인이 맞물려, 교회에서 죽은 이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인간 구원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죽음과 그 이후 세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그 문제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옥 교리의 발달이 죽은 이들을 위한 신심 행사에 논리적 정당성을 부여하였습니다. 우리가 죽은 이를 대신하여 기도와 희생을 바쳐 하느님께 간구하면, 그분은 우리의 정성을 보아 연옥에서 단련받는 이의 고통과 시련 기간을 단축시켜 주실 것이라는 교리에 따라 연도나 위령 미사를 바치는 관습이 생겨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중세 후기의 교우들 사이에는 죽은 이를 위해 미사 예물을 바치는 것으로 그들에 대한 자기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위령 미사에 대한 이런 잘못된 이해가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미사가 지닌 참된 제사적 의미를 생각하면서 위령 미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제사는 단순히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것만이 아니고, 출생, 공생활, 수난과 죽음, 부활을 포함하는 전 생애를 하느님께 바치신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제사를 바친다는 의미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 자신의 전 생활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분을 위해 생활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단순히 미사 예물만이 아니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위해 포기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제물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위령 미사를 드릴 때 미사의 본의미를 생각하여 합당한 지향과 마음가짐으로 먼저 준비한 다음, 그 미사 안에서 죽은 이를 위한 은혜를 청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