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상식_18(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
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39가지 전례상식). -정의철 신부님 지음-
봉성체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각 본당의 여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매달 첫 금요일에 사제는 성체를 모시고 본당 구역 내의 병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에게 성체를 영해 주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봉성체(奉聖體)’란 이렇게 공동체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교우들, 특히 병자들에게 성체를 모셔 가 영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교우들이 영성체를 통해 스스로 주님의 제사와 교회공동체에 결합되어 있음을 알고, 형제적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봉성체의 대상은 단순히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이 아니라 병중에 있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들입니다.
이처럼 봉성체의 목적은 주님의 이름으로 병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형제애로 돌보아 줌으로써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특히 본당 신부와 병자의 보호자는 구원 신비 안에 담긴 인간 병고의 의미를 신앙의 말씀으로 가르쳐 주고, 수난 당하신 그리스도와 병자 자신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신앙의 빛으로 권면하고, 병자로 하여금 자신의 병고를 기도로 성화하며 기도에서 고통을 감수, 인내하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병자의 가족이나 병자를 돌보는 사람은, 병자의 병세가 악화되어 갈 때에 본당신부에게 미리 알려 병자가 적절한 시기에 봉성체와 병사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어야 합니다. 사제가 병자에게 성체를 영해 주기 위해서 방문하다 보면 간혹 병자의 가족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자가 성체를 잘 모실 수 있도록 합당한 준비를 해 주는 것입니다.
봉성체 준비는 병자의 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작은 상을 마련하여 깨끗한 보를 씌운 다음 그 위에 십자고상, 초와 촛대 등을 놓으면 됩니다. 그리고 봉성체 대상자가 성체를 잘 넘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물과 숟가락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봉성체 대상자의 마음 준비입니다. 먼저 깨끗이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성체를 모시기에 합당한 마음 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죄가 있다면 죄를 성찰하고 통회하는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봉성체 대상자의 공복재는 환자에게 있어서는 예외가 인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