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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상식_36(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

작성자 : 살레^^ 작성일자 : 2014.03.05 조회수 : 2287

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39가지 전례상식). -정의철 신부님 지음-

 

십자가와 초는 꼭 제대 위에 놓아야 하나요?

 

  제대의 십자가와 초는 각기 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제대에 놓이는 십자가는, 성찬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것임을 나타내는 표지입니다. 전례가 이뤄지는 장소 충심에 모시는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의 한가운데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와 계심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중세처럼 수난을 강조하는 십자가보다는 그리스도의 상흔을 통해 부활을 나타내는 초대 파스카의 십자가가 바람직합니다. 또한 십자가는 본래 땅 위에 세워진 것이기에 반드시 제대 위에 놓을 필요는 없고,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 장소 중간 바닥에 세우는 형태가 바람직합니다.

  촛불은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만방을 비추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며, 또한 초가 스스로를 태워 빛을 내듯이 우리도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 세상의 빛으로 타올라야 함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초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요한 순간에 또는 전례 의식을 거행하는 데 있어 본질적인 역할을 합니다.

  미사 때 제대에 놓이는 초(촛대)는 제대의 장식에 속하지만, 그리스도의 현존을 강조하여 흠숭과 축제의 기쁨을 드러내는 것이니만큼 반드시 제대위에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대 위의 전례 용구들이 잘 보이도록 배려하면서 제대 가까운 곳의 바닥에 세워도 무방합니다. 제대 위에 놓을 경우에는 전례가 거행되는 장면을 가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제대 위의 초는 전례 집전을 경건하게 하고 축제의 성대함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므로 초의 수에 따라 그 날 전례의 성격과 중대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중 평일이나 ‘기념’ 등급의 성인 축일에는 두 개의 초를 올려놓고, 연중 주일이나 사도, 복음사가의 축일과 같은 ‘축일’ 등급의 날에는 네 개의 초를 올려놓으며, 주요한 ‘대축일’의 경우에는 여섯 개의 초를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는 제관인 주교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곱 개의 초를 올려놓습니다.

  이처럼 축제일의 성격에 따라 제대에 올려놓는 초의 수가 달라지며, 우리는 그 초의 수에 따라 그 날 거행되는 축제의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